'바이 코리아'…코스피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 1천조원 돌파
올해 들어서만 약 5배 증가…보유 비중도 34.71%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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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외국인 '바이코리아'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외국인 투자자가 '불장' 속 '바이 코리아'를 이어가면서 이들이 코스피에서 보유한 시가총액이 1천조원을 돌파했다.

26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3천243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의 보유액은 1천125조원이다.

보유 비중이 34.71%에 달한다.

지난해 연말 632조원에서 약 10개월 사이 약 5배 늘어난 것이다.

당시 코스피 시가총액은 1천963조원으로, 외국인 보유 비중은 32.21%였다.

특히 이달 들어서만 외국인 투자자의 보유 시가총액은 425조원 늘어났다.

이는 최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의 주가가 오른 데다 이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세를 지속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는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시가총액 보유액은 각각 305조원, 204조원으로 나타났다.

보유 비중은 삼성전자가 52.22%, SK하이닉스는 54.9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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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 코스피 시가총액 보유율 [연합인포맥스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증권가는 이 같은 외국인 투자자의 '사자'가 글로벌 유동성에 반도체 업황 개선 및 시장 친화적인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해석했다.

김영일 대신증권[003540]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증시 대비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이 저평가된 상태에서 한국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법 전진 및 시행으로 밸류에이션 매력도 재평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성 확산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수혜 기대, 정부 차원의 산업 및 투자 정책 강화로 매력이 더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 유입 및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일어나는 국면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성훈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연초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사이클로 인해 달러 약세 속 신흥국 증시의 매력도가 높아졌다"고 짚었다.

그는 "이러한 가운데 AI 산업 확장 모멘텀, 레거시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급등, 새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 기대감 등의 호재성 요인들이 모두 맞물린 점이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을 촉발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저 호황'이라는 조합이 재현되고 있는데, 특히 '저달러+저유가'라는 매우 어려운 조합이 40년 만에 또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최근의 달러 강세는 아직까진 중단기적이라 보며, 미국의 '금융 억압'(정부가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거나 다른 정책을 통해 민간의 자금을 정부 부문으로 유도하는 경제 정책)이 본격화되면 장기적으로 '저달러+저금리' 구조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ng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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